이번주 뉴스레터에는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 EVI, Suno AI와 같은 흥미로운 생성형 AI 활용 데모들을 소개합니다.
- AI가 발전하며 갖추게 될 감성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AI 연구자가 예술가로서 고민해 볼 질문을 공유합니다.
#35 감성 AI 세상 속 예술가
안녕하세요, 새롭게 인사드리는 에디터 뱅뱅 입니다.
딥 다이브 뉴스레터는 즐겁게 보고 계신가요? 늘 구독자의 입장에서만 딥 다이브 뉴스레터를 보다가 이렇게 적어 보는 것은 처음인데요. 제가 말을 건네는 입장이 되니 조금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네요.
딥 다이브 뉴스레터를 통해서 저는 여러분들께 AI 트렌드 소식을 종종 전해드리겠습니다.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는 것에 더해 AI에 막 입문한 제가 여러분과 생각해 보고 싶은 주제들을 툭툭 던져보려고 합니다. 매일같이 변하는 빠르고 험난한 인공지능 세상, 잠깐이더라도 머무르다 갈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동기 부여가 되거나 어떤 아이디어를 얻는 데 부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들 꽃구경은 다녀오셨나요? 꽃이 피었다고 여기저기 사진 올라온 게 엊그제 같은데 또 눈 깜빡하는 사이 꽃이 이미 지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대학생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과제철이자 시험 기간뿐인데요. 이때 습관적으로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것이 바로 하나 있습니다. 바로, ChatGPT죠.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생산성을 향상시켜줬습니다. 그러나 최근 단순히 업무만을 위한 AI를 지나 한 단어로 설명될 수 없는 ‘AI 창작물’을 훨씬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공개된 Sora를 활용해 예술가들이 협업하여 만든 Sora: first impressions 가 예입니다. 같은 도구로도 이런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다니. 놀랍지 않나요?

글에서 그림, 그림에서 영상까지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러 분야를 섭렵하고 있는 AI, 과연 앞으로는 어떤 결과물로 이어지게 될까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인공지능 초심자가 생성형 AI를 보며 떠올린 담백한 이야기와 질문을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AI가 갖추어 가는 ‘감성’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창작자이자 예술가의 특징을 지니는 연구자로서 우리가 생각해볼 거리는 무엇일지를요.
1. 감성 분석의 확장
최근 인상 깊에 본 뉴스는 Hume AI 에서 발표한 EVI(Empathic Voice Interface) 입니다. 목소리와 표정을 매치한 데이터로 학습한 EVI는 입력된 음성을 감성 분석한 후 그에 맞는 적절한 톤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챗봇 모델입니다. 아래 사이트에서 데모 버전을 체험할 수 있으니 한 번 체험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만, 아직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 링크 를 클릭하거나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Hume AI 데모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출처: YouTube ‘Hume AI’ @hume_ai
어떠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대화형 AI Siri, 빅스비보다 더욱 섬세하다는 느낌 을 가장 먼저 받았습니다. 사실 ‘섬세한 느낌’이라는 말은 추상적이라 이 감정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웰빙’을 위해 연구한다는 Hume AI의 목표를 생각했을 때, AI가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그들의 목표와 결과에 대한 증명으로 여길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매일 공개되고 있지만 EVI가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 이유는 인간의 ‘감성’을 흉내내려는 시도가 데모로 나타났기 때문 입니다. 그런 인간 감정의 디테일까지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길의 초입에 이미 들어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이유는 감정이라는 빈틈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언젠가는 ‘인간다움’을 구분짓기 위해서 지금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네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이해력과 인지력을 갖춘 인공일반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 으로 나아가기 위한 힌트는 ‘주어진 사실’보다는 ‘사실로부터 받는 느낌’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돈을 훔쳤다'라는 문장 뒤에 '그래서 친구를 때렸다'는 내용의 문장이 이어진다고 생각해 봅시다. 당연히 두 문장에 적힌 사실이 모두 인공지능의 학습에 용이하게 사용될 수 있겠지만, 화자의 생각까지 긴밀하게 처리하려면 ‘그래서’라는 단어에 내재되어 있는 느낌과 생략되어 있는 표현까지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것조차 딥러닝 모델에게는 정보로 치환되어 제공되겠지만요.
추상적인 정보인 ‘느낌’을 다른 정량화된 정보들의 조합으로 학습할 수 있게 된다면 AI도 ‘느낌’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감정에 따라 호르몬에 의한 생체 반응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특정한 생체 반응으로 인간은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입력값으로 받아 학습한 LLM은 주어진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할지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EVI가 목소리와 연관된 감성을 떠올리며 적절한 대답을 생성하는 것처럼요.
나열한 주제들, 모두 어디선가 연구가 이뤄지고 있을 법합니다. AI 모델이 분석한 감정에 따라 체내의 화학 반응이 일어날 확률을 계산하고, 그 확률을 바탕으로 다음에 이어질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곧 찾아올 수도 있겠습니다. 그때는 정말 ‘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인공일반지능이 탄생할 수도 있겠네요.
2. AI가 다룰 다음 차원은 ‘감성’
다시, 생성형 AI가 적용되는 분야의 확장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이번에는 글과 사진이 아니라, 음성과 영상 데이터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음성과 영상은 글이나 사진과 달리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특성을 가집니다. 한 문장의 텍스트나 한 프레임의 장면이 보여주는 정보보다는 시간에 따른 변화와 인과 관계 같은 정보가 주어진 자료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상 제작 배경 같은 메타 정보도 고려될 수 있겠죠. 인간은 그런 정보들을 크게 의식하며 분석하지 않아도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는 그렇지 않고요.
딥러닝 모델은 각각의 프레임 사이 관계를 수학적으로 파악함으로써 데이터의 구성을 알아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인간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데이터를 파악하고 다시 구현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영상과 음성을 제작하는 모델들도 차츰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 증거 중 하나로, 뛰어난 Text-to-Video 성능을 보이는 OpenAI의 Sora는 할리우드와 파트너십을 체결 하려 하고 있습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이 한데 섞여 창작자의 철학을 전달하는 종합 예술 활동인 영화 제작에 Sora가 이용될 수 있는 이유는 이용자의 의도와 알맞게 대본, 대사, 음악 같은 요소를 적절하게 생성해낼 수 있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오직 인공지능만 활용해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뛰어난 영화를 완성하려고 한다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까요? 이 다음에 발전할 수 있는 구석은 장면 뒤에 숨어 있는 감정과 철학, 즉 ‘느낄 수 있는’ 정보까지 구현해내는 것 입니다.
이러한 창작자의 ‘감성’은 생성물이 만들어진 경위를 아울러 설명할 수 있는 고차원의 정보입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AI도 판단 기준으로서의 감성을 학습하면 인간과 비슷한 창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양한 의도를 가진 프롬프트에서 이용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구분해낸 뒤 그에 걸맞은 생성물을 제작하는 일도 흉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감성’은 다른 모달리티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중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도 인공지능 발전에 핵심적인 모달리티가 될 것입니다.
참 묘합니다. 인간이 AI와 다른 이유를 창의성에서 찾으려던 때도 있었는데, 그 논의가 무색하게 생성형 AI는 이미 예술 산업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서는 인간과 AI의 차별점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쉽게 말할 수 없게 되었죠. 현재 AI가 발전하는 속도로 몇 년만 지나면 앞서 말한 감성에 대해서도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3. 인공지능의 미래는 ‘예술적 도구’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인공지능은 인간 감성의 수요를 더 잘 만족시키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생성 서비스가 출시될 때마다 AI 칩, On-device AI 같은 기술 분야의 주제보다 쉽게 이슈가 되는 듯합니다. 그 이유는 AI 덕에 높은 수준의 나 자신이나 다른 사용자와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인간의 즐거움과 행복을 자극하는 예술 활동을 이전보다 쉽게 누릴 수 있게 되었는데 관심이 없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공개된 Suno AI 에서는 이용자가 만들고 싶은 음악의 정보를 입력하면 짧은 시간 안에 음악을 생성해 주고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도 제공합니다. 작곡가의 입장은 모르겠지만 흥미로 자신만의 음악을 가져 보고 싶은 캐주얼 유저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서비스라고 생각됩니다. 아래 링크에서 한 번 체험해 보세요!

🔗 링크 를 클릭하거나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Suno 데모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모든 사람이 쉽게 예술가가 되는 세상이 곧 오지 않을까요? 세상은 예상한 것보다 빠르게 AI의 작품으로 가득차고 있고, 동시에 AI는 더욱 넓은 범위의 예술에 침투하고 있습니다.
예술의 범위를 음악, 이미지에 한정하지 않고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소통 수단으로 확장하게 된다면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많아집니다. 예술적 ‘감성’이 발달한 AI는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보완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뭄, 소외와 같은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섬세한 기술을 발명할 수도 있고, 더 개인 최적화된 기술로 전문성 보완을 이뤄낼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예술 속에서 연명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인간이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적절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이유도 바로 AI의 기술과 예술이 만들어 낼 가치와 그 선순환에 대한 바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우리는 각자의 목표와 이유를 가지고 있고 또 각자가 즐거워하는 분야나 주제도 다릅니다. 하지만 각자 가진 가치로부터 타인이 향유할 수 있는 결과물 또는 도구를 만들어낸다는 틀은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결국 여러분도 저도 당연하게 예술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그런 여러분이 예술가로서 가지는 꿈은 무엇인가요? AI의 수행 능력을 발전시키고 AI를 더 잘 이해해서 만들어 내고 싶은 환경은 무엇인가요? 인공일반지능이 나타나게 된다면, 그것을 통해 이루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최근에 스페인어 사전을 뒤져보다가 좋아하게 된 어떤 예문을 공유하며 마무리를 하고 싶네요.
El arte es una mentira que nos hace entender la realidad.
예술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이해하게 하는 거짓말이다.
거짓으로 모사하는 듯한 AI도 예술의 일부이며, 어쨌거나 그 모든 것은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살아가기 위한, 더 나아가 가족과 이웃들이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현실을 만들기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